[블록체人]게임 넘어 블록체인까지…송병준 게임빌·컴투스 의장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11-03 07:38 수정 2021-11-03 07:38

2001년 게임빌 설립, 모바일 시장 주도…2013년 컴투스 인수
코인원 지분 38.43%확보 2대주주 등극…투자금만 900억 이상
애니모카 브랜즈 등 블록체인 기업 투자…메타버스 사업도 추진

[블록체人]게임 넘어 블록체인까지…송병준 게임빌·컴투스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의장은 블록체인 업계의 인물은 아니지만,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개발사에 적극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향후 자체 블록체인 게임도 개발할 계획이다.

송 의장은 1976년 1월 대구 출생이다. 1998년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수료했다. 2001년 피츠넷(현 게임빌)을 설립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끌어왔다. 피츠넷은 자바 게임 개발사로 시작해 장기, 오목, 윷놀이, 고스톱 등 게임을 운영했다.

2001년 4월 피츠넷은 게임빌로 사명을 변경하고 아바타를 꾸미는 상품 등을 판매하다 2003년 '놈'을 출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게임빌은 놈에 이어 '베이스볼 슈퍼스타즈'와 '제노니아' 등 작품을 선보이며 모바일게임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송 의장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인 2013년 컴투스의 인수를 두고 '신의 한 수'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게임빌은 컴투스의 지분 21.37%를 약 700억원에 인수한다. 게임빌은 6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영일 부사장, 박지영 대표 등 총 9명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인수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 시장 초기부터 경쟁 관계에 있었으며, 송 의장은 컴투스의 인수를 통해 국내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에는 송 의장이 당시 박지영 컴투스 대표를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3년 12월 박지영 대표는 사임했고 송병준은 컴투스 대표에 올랐다.

최근 송 의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암호화폐)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 9월 말 자회사 게임빌플러스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21.96%를 추가 취득했다. 지난 4월과 6월의 지분 투자를 합쳐 9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게임빌은 코인원의 지분 38.43%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양사의 협력 배경에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와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의 물밑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준 부사장은 송 의장의 동생이자 서울대 전기공학부 후배로, 게임빌 창업 초기부터 함께 일해왔다. 송재준 부사장은 또 회사의 주요 투자 및 신사업들을 지휘해온 인물이다.

컴투스·게임빌은 코인원과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소부터 블록체인 게임 개발까지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실제로 게임빌은 현재 K-콘텐츠 기반의 NFT거래소 개발을 위한 TF 조직을 구성했으며,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을 출시 준비중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NFT를 적용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게임 장르가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P2E(Play to Earn) 방식으로 MMORPG에 NFT를 접목시키는 등 다양한 장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지난 10월 21일 블록체인 게임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애니모카 브랜즈는 NFT 기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체 개발 타이틀을 비롯해 '포뮬러1', '마블', '파워레인저', 'WWE' 등 유명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과 325개의 라이선스 브랜드 기반 NFT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같은 달 22일 컴투스는 NFT 기술 기반 미국 디지털 컬렉션 전문 기업 '캔디 디지털'의 시리즈A 투자에 1000만 달러(약 120억원) 규모 참여를 결정했다. 컴투스는 애니모카 브랜즈에 이어 캔디 디지털까지 블록체인 사업 분야의 투자를 본격화하고, NFT 기반 디지털 컬렉션으로의 확대와 게임 분야 연계 등 관련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송 의장은 블록체인 및 NFT 기술을 실현할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송 의장은 지난달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의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차세대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투스가 올해 총 2057억원을 투입해 지분 38.11%를 확보, 경영권을 인수한 메타버스 기업이다. 국내에선 넷플릭스의 '승리호' 제작사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컴투스는 지난달 VR(가상현실) 게임 전문 개발사인 컴투스로카를 설립하고 글로벌 VR 콘텐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컴투스는 컴투스로카 설립을 통해 지난 8월 인수한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 등 콘텐츠 밸류체인 상의 각각의 파트너들과 복합적인 협력 추진도 기대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