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정책위 가상자산 규제안 동의 촉구…스테이블코인 전망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11-13 10:08 수정 2021-11-13 10:08

회원국 대상 연말까지 “규제안 동의해달라”
디엠 등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전망 어두워

사진=디엠 홈페이지 캡쳐
사진=디엠 홈페이지 캡쳐
유럽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원국들에게 가상자산 시장 규제안에 동의를 촉구하는 집행위원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해당 규제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에 주목해 기존에 발행된 테더뿐만 아니라 연내 출시 예정인 디엠(전 리브라) 등이 제재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웹 포럼을 통해 회원국에게 ‘가상자산 시장 규제안(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에 동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금융 분야를 담당하는 마이어드 맥기네스 위원은 “가상자산은 빠르게 발전해 회원국 기업의 시장 진입이 늘고 있고, 투자자 역시 증가 중”이라며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칙을 빨리 만드는 정책 입안자의 의무”라며 가상자산 시장 규제안 동의의 의의를 설명했다.

가상자산 해당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이 유럽에서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 규제안이 혁신 촉진과 투자자 보호, 금융 안정성 등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법화와 가격이 연동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에 보다 많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여러 국가의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화폐와 비슷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산 시스템이나 재무적인 안정성을 갖추지 못할 경우 사실상 ‘뱅크런’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 역시 투자자들이 대거 환전을 요구하는 ‘코인런’이 발생할 경우를 우려해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실제로 올해 6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아이언 파이낸스’가 발행한 ‘아이언 티타늄’은 투자자들로부터 지급불능 의혹이 제기되며 단체로 출금을 요구하는 ‘코인런’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아이언 티타늄은 1개당 1달러로 가격이 연동됐지만 미국 프로농구단 댈러스 매버릭의 마크 큐반 구단주가 매수했다는 소문과 함께 63달러로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조정을 거치며 해당 가상자산의 가격은 1달러 미만으로 내려갔고, 가치가 0달러에 달하며 결국 코인런까지 겪게 됐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자산인 CBDC 테스트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은 CBDC 개발에 번격적으로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유럽과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나선 이상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의 전망이 당분간 어두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함께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디엠’에 대한 우려가 높다. 디엠 협회는 지난해부터 2021년에 디엠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해당 가상자산은 11월인 현재까지도 별다른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CBDC 출시 이후 큰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반면 금융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리스크가 큰 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는 데에 발맞춰 미국과 유럽이 규제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